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며 느낀점

2020-03-01

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갑작스럽게 이번주 화요일부터 다음주까지 전사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. 재택근무를 처음 해보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결정되어 약간의 걱정 반, 기대 반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.

이번주는 아직 첫 주라 그런지 대체로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. 😀

앞으로 회사에서도 점차 리모트 근무를 도입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, 이번주 재택근무를 해보면서 느꼈던 점들을 잘 기록해두기로 했다.

재택근무를 하며 달라진 점들

1. 출/퇴근

재택근무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출퇴근 시간이 사라진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.

리모트 근무 시 출퇴근 관리는 출퇴근 관리 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. 현재 우리 회사에서는 출퇴근, 업무 시간, 야간 근무 요청 등은 출/퇴근 관리 앱인 시프티를 사용하고 있다. 시프티앱을 켜서 출근하기 / 퇴근하기 버튼을 누르면 출퇴근 표시가 되는 방식이다. 이건 사무실에 출근할 때도 동일하다.

장점 👍: 돈과 시간이 절약된다.

  • 1초 만에 출/퇴근이 가능하다. 집에서 회사까지 door-to-door 로 대략 40분정도 걸리고, 출근 준비하는데 대략 40분 정도 걸리는데, 출/퇴근이 없어지니 하루 2시간 정도가 절약된다.
  • 점심을 집에서 먹을 수 있어 돈과 시간이 절약된다. 집에서 요리 해먹는 걸 좋아해서 이 부분은 행복감 200% 다.

단점 👎: 딱히 없다.

아래 단점들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출/퇴근 앱의 문제이다.

  • 앱에서 출퇴근을 따로 요청하는 작업이 은근 귀찮다. 정책 상 회사 와이파이가 아닌 경우 출퇴근 요청을 따로 해야하는데, 요청 란에 필수로 의미 없는 출퇴근 사유도 써야 한다.
  • 나는 출퇴근 요청만 하지만, 매번 팀원들의 출퇴근 요청을 승인하는 사람들은 매우 귀찮지 않을까 싶다.

2. 회의 방식

회의는 기본적으로 행아웃 화상 미팅으로 이루어진다. 회의를 잡을 때 캘린더에 참석자들을 초대하고, 화상 미팅을 활성화하여 행아웃 링크를 공유하면 끝이다.

원래 잡혀있던 회의 및 면접 등은 행아웃 화상 미팅으로 대체하고, 매일 업무 체크를 위해 스탠드업 회의가 활성화 되었다. 오전에 팀끼리 15분 정도 간단히 진행할 업무, 어려운 점 등을 공유한다. 중간에 급하게 구두 논의가 필요할 때도 빠르게 미팅을 잡아서 논의할 수 있다.

장점 👍: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, 바로 조용한 곳에서 회의를 할 수 있음.

  • 회사에서 종종 회의실을 구할 수 없어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열린 공간에서 미팅하게 되었을 때 회의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적이 있는데, 지금은 행아웃으로 필요한 때 당장 조용한 곳에서 미팅이 가능히다.
  • 심지어 이번주에는 Tech 인원들이 모두 모여서 한 달간 성과를 공유하는 Tech all hands 행사가 있었는데, 행아웃을 통해 매우 원활하게 진행되었다. (채팅창에 깨알같은 드립들이 난무하며 지난 번 오프라인 행사 때 보다 더 분위기가 좋았다칸다.)

단점 👎: 슬랙을 자주 확인하게 됨.

  •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슬랙으로 하고, 리모트를 할 때는 왠지 더 눈치가 보여서 바로 답장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슬랙을 너무 자주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. 집중하는 동안은 팀에 양해를 구하고 알림을 꺼두어야 겠다.
  • 기본적으로 화상 미팅을 하는데, 카메라에 집안 풍경(?)이 일부 잡히게 되어 신경쓰여서 청소를 자주하게 된다.

사실 이번주는 팀에서 개발한 기능을 배포일정이 잡혀있던 주였어서 재택근무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살짝 멘붕하기도 했었다. 성공적으로 배포하기 위해서 팀원 간 의사소통, 손발이 착착 잘 맞아야 하는데, 재택근무를 하게되면 이번주에 무사히 배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.

리모트를 위한 업무 시스템과, 서비스 배포 환경이 잘 갖춰진 탓인지, 무사히 사내 배포를 완료할 수 있었다. 배포 이후 버그도 있었지만, 버그 픽스도 시간 하루 정도로 생각보다 빠르게 해결될 수 있었다. 다음주에도 유저에게 배포되는 실서비스 배포도 안정적으로 진행해 볼 수 있을 것 같다.

3. 업무 환경

코로나 때문에 시행하는 재택 근무라 아쉽게도 카페 리모트는 안되고 집에서만 일할 수 있다.

업무 환경은 확실히 기존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다. 사무실의 드넓은 책상과 편한 의자, 모니터, 커피, 간식 등이 다 사라졌다.

장점 👍: 편안함. 스피커로 노래 틀기

  • 노래 들을 때 에어팟을 장시간 끼고 있으면 귀가 아픈데, 집에서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노래를 막 재생할 수 있어서 좋다.
  • 원래 집순이라 그런지 밖에 나가면 지하철 타면서 기빨리고 에너지가 쭉쭉 빠지는 스타일인데, 집 안에서 근무하니 매우 편안하고 쾌적하게 일했다.

단점 👎: 사무실의 그 훌륭한 장비들을 사용하지 못한다. 그리고 커피가 없다.

  • 이번 주는 거의 복층 2층 책상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일 했었는데, 몇 시간 앉아서 일하다보면 다리가 저려오고 허리가 아팠다. 일할 때는 확실히 편한 의자와 책상이 필요한 것 같다.
  • 일할 때 커피를 내내 달고 있어서 하루에 보통 커피를 3잔 정도 마시는데, 집에는 커피가 없어 금방 금단 증상이 왔다. 얼른 집 앞 스타벅스에 커피를 사러 갔다 왔다.

4. 업무 효율

일단 무엇보다 업무 집중도는 2배 이상 올라간 것 같다. 그리고 회사에 출근했을 때는 출근해서 사무실에 있으니까 일 인정! 이런 느낌인데, 집에 있으니 조금이라도 쉬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오히려 눈치보여서 중간에 덜 쉬고 더 일하게 되었던 것 같다.

장점 👍: 몰입이 잘 된다.

  • 사무실보다 몰입이 매우 잘 된다. 사무실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움직이고, 말을 걸게되는 데, 혼자 집안에서 있으니 조용해서 일에 몰입이 잘되어 평소보다 빠르게 일을 쳐냈던 것 같다.
  • 사무실에서는 누군가 말을 걸면 그 즉시 집중이 깨진다. 리모트를 할 때는 슬랙에서 누군가 말을 걸더라도 내가 하던 업무를 마무리하고 볼 수 있어서 몰입을 깨는 상황이 적은 것 같다.
  • 집에서 일하는 습관이 드니, 주말에도 좀 더 부지런해진 것(?) 같다.

단점 👎: 몰입이 너무 잘 된다. (?)

  • 예전에는 집과 회사가 분리되어 퇴근하고 집에오면 푹 퍼져서 쉬었는데, 지금은 퇴근시간을 넘기고도 자연스럽게(?) 계속 일하게 되는 것 같다. 지금은 집 == 회사가 되어버려 의식적인 출/퇴근 구분이 필요할 것 같다.

5. 건강

아직은 그럭저럭 괜찮은 컨디션 유지중.

장점 👍: 피로감이 덜하다. 건강한 식사!

  • 이번 주는 배포가 있어 어쩔 수 없이 거의 내내 밤 11시~12시 까지 야근을 했다. 그래도 출퇴근 시간이 없다보니 잠은 충분히 잘 수 있었어서, 평소 야근 했던 날에 비해 피로감이 덜하고 컨디션이 좋았다.
  • 밥먹기 귀찮으면 편의점 김밥, 샌드위치 등으로 간단히 때우는 때가 많았는데, 점심/저녁 식사로 집밥을 먹게 된 점은 좋다.

단점 👎: 작은 외로움과 갑갑함. 그리고 허리 아픔.

  • 원래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성격인데, 다른 사람과 말할 일이 줄어들다보니 살짝 외로움이 생긴다.
  • 집안에만 갇혀 있으니 갑갑하다. 이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해소될 것 같다.
  • 집의 책상과 의자가 그리 좋지 않아 장시간 컴퓨터로 일하면 허리가 아프다. 집이 좁아 새로 구매하기는 어려우므로 의식적인 바른 자세와 틈틈히 스트레칭하는 것으로 이겨내야겠다. 💪

다음주를 위한 업무 환경 개선

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 지 모르겠다. 일단 우리 회사는 다음주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으니, 다음주 쾌적한 근무를 위해 약간의 노력으로 업무 환경을 개선해보았다.

  • 약간의 리모델링(?)을 통해 업무 공간을 1층으로만 한정하도록 분리했다. 2층은 온전히 쉬는 공간으로 남겨두어야지 🤐
  • 일하기 편한 책상과 의자는 조그만 집에 둘 데가 없어서 못샀다. 대신 일하는 책상을 높이가 낮아 허리 아팠던 바 테이블 대신 원래 집에 딸려 있던 좀 더 높이가 높은 책상으로 바꿨다. 내년에 투룸으로 이사하면 새로 사야겠다. 😞
  • 이번 기회에 찜해두었던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과 스타벅스 캡슐(개인적으로 Pike Place 맛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)을 구매했다! 😎
  • 퇴근과 동시에 슬랙 끄고 노트북 덮기. 그 외 시간에는 개인 맥북을 사용하도록 서랍장에 쳐박혀있던 개인 맥북을 부활 시켰다. 👩‍💻
  • 개인적 취향으로 작은 맥북 화면에서 코딩할 때 집중이 잘 되기도 해서 모니터는 굳이 구매하지 않았다. 🙃

첫 주 재택근무를 해 본 결과, 단점들보다는 압도적인 장점(시간, 집중)들이 많아 아직은 재택근무에 대해서 만족스럽다.

외로움 및 갑갑함 해소를 위해 딱 하루 정도는 사무실에 출근해도 괜찮을 것 같다. 회사의 다른 분들은 이번 주 재택근무를 해보면서 어떻게 느꼈는지도 궁금하다.

+) 그리고 뒤늦게 올려보는 깨알같은 회사 홍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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